본문으로 바로가기

프레데릭 말, 엉빠썽

category 봄 향수/Casual 2019. 5. 20. 13:40

Frederic Malle, En passant



향조 및 감상

주요 노트

오이, 라일락, 밀, 물향조들, 페티그레인



 오이특유의 비릿한 물향

개인적으로 오이향을 싫어해서 확실하게 맡을 수 있었습니다. 물을 가득 머금은 풀들이 톡톡 쏘는 듯한 이미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불호하는 향이 아니었다면 은은하게 흐르는 수분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을 테지만 오이 비린내를 싫어하는데도 나쁘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서 참지 않고 맡을 수 있었습니다.



 비릿함이 사라진 라일락

물 비릿한 향은 금새 사라지고 그 뒤로 계속 이어지는 라일락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비릿한 향이 사라졌다고 해서 수분감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늘 수분기를 가지고 불어오는 강 바람과 같이 향 전체적으로 촉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라일락

위에 탑노트 감상에서는 물향을 적어놓았지만 엉빠썽은 그저 라일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향수라고 생각합니다.

오이 특유의 톡쏘는 물비린내는 라일락의 푸른부분(줄기와 잎)을 표현한 것이고, 물향또한 라일락에 촉촉함을 더해주기 위해 들어가 있는것 같습니다.

조향사가 라일락을 모델로 한 정물화가 이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타

엉빠썽에 오이 향조가 들어있다는 정보를 듣고, 위에서 적어 놓았듯이 오이 특유의 비린내를 싫어하기 때문에 선물 받아놓고도 한참을 뿌리길 망설이던 향수였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극찬과 선물 해준분의 생떼에 가까운 성화를 이기지 못하고 뿌린 뒤에 엉빠썽이 왜 프레데릭 말 브랜드의 입문 향수중 하나인지 알게 됐습니다.

싫어하는 향인데도 계속 맡게되는 기묘한 중독성과, 호불호는 별개로 두고서도 느껴지는 완성도.

 

위에 써놓은 감상은 평소의 감상과 상관없이 노트를 확인하고 집중해서 맡아본 몇일동안의 감상을 써 놓은것이라 저렇게 적혀있지만, 뿌리는 계절과 날씨마다 느껴지는 심상이 달라집니다. 초여름에 뿌리면 햇빛 따뜻한 오후 고즈넉한 돌담의 그늘 사이에 핀 꽃과 이끼를 따라 흐르는 바람과 같습니다. 위 감상은 단지 겨울에 뿌려서 그리 느껴질 뿐입니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서 많은 감상이 있을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물과 라일락입니다. 라일락을 몇번 맡아본 기억 있는 정도의사람이 엉빠썽을 맡아보면 이게 라일락이구나 싶을겁니다.

자연스러워 보이도록 치밀한 계산을 한 향수 같습니다. 화장을 안한듯 하는게 가장 어려운 화장법인것 처럼 엉빠썽도 가장 자연스러워 보이려고 조향했고, 잘 들어맞은 느낌입니다.


 파우더리한 편은 아니라 싱그러운 느낌이 들어서 겨울이나 가을처럼 추워지는 계절보다는 봄이나 여름에 뿌리는걸 추천합니다. 하지만 수분기가 있는 향수이기 때문에, 여름에 눅눅하고 습한 날씨에 쓰면 울렁거리거나 답답할 수 있습니다.


 꽃향이 메인인 향수이지만 남성이 쓰기에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꽃향이 과하거나 달착지근한 향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꽃향을 의도한 향수이기 때문에 난이도가 낮고 잘만 매칭하면 센스있는 사람으로 평가될 확률이 높은 로우리스크 하이리턴 향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7~8시간정도 지속됐고, 발향은 약하고 은은하게 지속되는 편이었습니다. 애초에 발향이 약한편이라 오래 맡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건지, 이미 발향은 끝났는데, 자신만 7~8시간 맡을 수 있는 상황이 지속되는건지는 제대로 알 수는 없습니다.


요약

연령: 20대 초반


성별: 무관


지속력과 확산성: 7~8시간, 약한편


날씨나 계절: 봄~여름


가격대:50ml기준 18만원대


특이사항: 여름같이 더운 계절에 습하거나 비오는 날 뿌리면 울렁거리거나 답답함을 느낄 수 있음.


주된 향:

1.라일락 그 자체(꽃, 줄기, 잎) 2.비릿한 물향

향수에서 느껴지는 이미지